w. Rotte to. 찬열이에게 생각보다 나는 너를 많이 마음에 들여 놓았던 모양이다. 내가 허락할 새도 없이, 내가 받아들일 여유도 없이 그렇게 무자비한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겨 놓았겠지. 애써 부정하고 친구로 남자는 마음은 욕심이었으며 그 친구라는 명분으로 나는 너를 떼어 놓았는데. 친구들이 모두 집에 간 그 날 저녁,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우리는 늦게...
09. Last story 나른하게 기지개를 켜며 바라보는 오후의 햇볕은 조용하다. 백현은 작사와 작곡을 해 뒀던 악보들의 파일을 정리하던 손길을 잠시 쉬게 두었다. 이제는 라디오에서도 최신 인기곡이라는 소개와 함께 ‘Thunder’가 들려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세훈과 사귀었을 때 작사해뒀던 가사들은 모두 내다 버린 지 오래였...
07. 이상하게도 얼굴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분명히 점쟁이가 수작을 부려 맡게 되었던 향초의 향기는 백현을 그 때 그 운명의 상대들 세 명이 마주했던 시기로 데려다주었지만 정말이지, 그 얼굴들이 도저히 기억이 안 난다. 백현은 뻐근한 온 몸을 침대에 대자로 눕힌 채 그대로 천장을 응시했다. 느리게 껌벅이는 눈꺼풀은 10분 전까지만 해도 이게 꿈이라고 믿으...
05. 백현이 밤낮으로 작업을 해나간 덕에 찬열의 데뷔앨범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드디어 오늘은 첫 곡의 녹음이 있는 날이었다. 타이틀은 아니지만 데뷔 이후 인트로나 콘서트에서 많이 쓰일 수 있게 만든 곡을 녹음하기로 했고, 백현이 직접 대충 녹음해둔 데모를 들은 경수도 오케이를 했기에 그는 바로 찬열과 스케줄을 조율했고 녹음하기로 한 날이 되어 회사의...
03. 그렇게 미니앨범으로 데뷔를 시키자며 큰소리를 떵떵 치기는 했지만, 어쩐지 살짝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해서 백현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회사 입구로 향하는 길에 괜히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이랬는데 데뷔 앨범이 망하면 좀…. 도경수에게도 면목이 없지만 아까처럼 자신을 맹신하다시피 하는 박찬열에게는 정말이지 민폐를 끼치게 되는 거였다. 에이, 성공리...
01. “안 해, 하기 싫어.” “그렇게 뻗대도 변하는 건 없어.” “네가 뭔데 네 멋대로 나의 밥벌이를 결정하는 건데?” “이대로는 못 보겠어서 그러는 거잖아.” “이대로가 뭐. 내가 지금 어떤데. 나 이렇게 말도 잘 하고, 잠도 잘 자고 잘 살고 있는데 왜.” “하여튼 변백현 진짜 입만 살았지? 너 이렇게 잠적탄 지 벌써 일 년째야. 이 바닥에서는 대중...
그는 높다란 담장을 아주 잠깐동안 망연히 바라봤다. 이 담장을 넘으면, 나를 향해 한결같이 웃어주던 네가 있겠지. 잔뜩 긴장한 탓인지 침을 삼키는 그의 목울대가 눈에 띄게 요동을 친다. 이게 얼마만에 보는 네 모습인지 모르겠다. 미리 준비해둔 갈고리를 담장 너머로 휙 날린 그는 단단히 고정된 줄을 확인하자마자 단숨에 벽을 타고 담장으로 올라섰다. 그 짧은 ...
안녕하세요, 로테입니다. 초록창 블로그 - 티슽 을 거쳐서 오늘 포스타입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기존에 하던 초블+티슽 병행방식은 제 역량이 부족하다 판단되어 포기하고, 포스타입 위주로 업로드 예정입니다. POSTYPE : lullabai.postype.comOpen Kakaotalk : https://open.kakao.com/o/sFt0YSN 포스타입은...
택시는 삼십 분이 지나도록 잡히질 않았고, 새벽이 깊어갈수록 날씨는 추워지기만 해서 지금 백현은 짜증이 난 상태였다. 심지어 그는 아까부터 자신의 전 여자 친구를 찾는 중이었다. 자꾸만 백현 자신은 알지도 못하는 여자 이름을 허공에 대고 연거푸 불러대는 그의 고개가 결국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백현의 어깨 위로 툭 떨어졌다. 키는 크면서 머리 하나는 또 작...
Story of One 나는 살짝 떨려오는 것 같은 손으로 문을 밀어 열었다. Push, 라고 간결하게 적혀 있는 표시가 오늘따라 거슬려. 그래서 사실 문을 열기 직전에 아주 조금 망설인 거였다. 다만 Push라는 그 영단어가 짜증이 나서. 내가 항상 Push와 Pull을 헷갈려 하곤 하자 너는 그럴 때마다 바보냐며 면박을 주곤 했지. 왜 두 단어 다 P로...
오늘은 날씨가 좋다. 가만히 손가락을 움직여 보았다. 벽면에 커다랗게 들어찬 음반들을 스치고 지나가는 내 손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그 딱딱하면서도 타닥거리는 감촉들이 좋아서, 그래서 몇 번이고 한 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하길 반복했다. 넓디넓은 방의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시디와 테이프들은 그 동안 내가 모아왔던 음반들이었다...
“찬열아~” “어?” “솔직히 말 해봐. 너 여자 친구 있냐?” 멈칫. 전공 책을 집어 들려던 찬열의 손길이 잠시 허공에 머물다 이내 다시 움직인다. 없어, 하고 가볍게 대답하며 찬열은 왜 그러느냐는 눈빛으로 민석을 바라본다. 같이 재수학원에서 만나 같은 대학 같은 과에 합격해서 함께 입학했다. 그리고 대학생 1학년 1학기 때 나란히 군대에 동반 입대했고 ...
찬백쓰기 좋아하는 연성러입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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